GROWING 2023.08.04 – 10.08이지현 작가 초대전 이번 H.ORM Gallery에서는 이지현 작가를 초대하여 전시를 개최한다.이지현 작가는 ‘진화'라는 키워드를 중심으로 작품 세계를 확장시켜 나간다. 진화하는 생명체들은 주변 환경에 따라 자신들의 요소를 변화시키며 성장과 쇠퇴를 반복해나간다. 그리고 새로운 이미지를 탄생시킨다. 이지현 작가가 보여주는 작품들은 익숙한 듯 낯선 형태들을 띄고 있다. 어디선가 본 듯 하지만 현실에는 없는 그 무언가를 끊임없이 생산해나가는 것이다. 각기 다른 사물들의 요소들을 교차시키거나 제거, 결합시키면서 묘한 긴장감을 보여주기도 한다. 이는 이전 작업인 <이상한 이상> 시리즈에서 두드러지게 나타난다. 기괴한 형상을 가진 이 생명체들은 동물의 얼굴과 인간의 신체 등을 결합한 기괴한 괴물의 형태를 띄고 있었고, 무의식의 저편에 존재하는 요상한 상상을 건드리는 듯 묘한 감각을 자극했다. 이지현 작가의 작품들에는 새로운 신화를 구현해내는 힘이 있다. 작가는 이번 전시에서 기이하게 자라나고 증식해나가는 생명체들의 모습을 페이퍼클레이로 한겹 한겹 붙여나가고 이를 구워서 도자 형식으로 만들어 보여준다. 식물처럼 보이지만 색다른 요소와 형태들을 지닌 이 작품들을 작가는 ‘유사식물’이라고 말한다. 손이 가는 대로 만들어나가는 유사식물들은 형상의 결과나 그 끝을 모른 채 진화해나간다. 이는 작가가 감내하는 시간들과 작가가 겪은 공허함을 채워나가기 위해 시작된 소산물이기도 하다. 작가 스스로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결정하지 않은 채로, 어떤 형태가 나올지 불분명한 상태로 작업을 이어나가기 때문에 완전한 형태라기보다는 어딘가 구겨지기도 하고, 또는 불규칙적으로 요소들이 자가증식하는 것처럼 보이기도 한다. 이는 마치 작품이 스스로 계속해서 자라나고 번식해 나갈 것만 같은 기분이 들게 만든다. 또한 이 생명체들은 거부할 수 없는 우리의 주변 환경인 ‘도시’에 맞춰 진화하며 다양한 형태를 띄고 있다. 자발적 선택이 아니기에 적응해야만 하는 숙명 속에서 생존을 위해 자신의 모습을 변모하는 작품들은 자신을 지키고 살아가기 위해 사회와 환경에 적응해나가는 우리의 모습과도 닮아 있다. “ … 결국에 진화는 환경에 따라 진화하는 생물 또는 생물에 따라 진화하는 환경으로 생성되고 어디서 시작되고 끝나는지도 모른 채 그저 변화하고 있는 것으로, 그리고 그 변화로 인해 더 나아지는 것인지 아니면 쇠퇴하고 있는 것인지조차 불분명하게 느껴진다.작품은 진화에 대한 의문점을 제시한다. 진화(변화)할 수밖에 없는 환경과 생물, 그 진화로 인해 과거보다 더 나아졌는지에 대한 의심 그리고 그렇게 변화된 식물의 현재 모습을 통해 우리 자신의 환경과 우리 자신의 진화를 되돌아보게 만든다.”-이지현 작가 노트 중 우리들이 나고 자라는 환경의 현주소, 그리고 그 안에서 끊임없이 변화해나가는 유사생명체들을 이지현 작가의 첫 개인전에서 만나보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