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색A_분홍대리석(포르투갈)_2010_40x25x85 문학적 서정 속에 담긴 생명예찬 그녀의 머리카락은 뭉게구름처럼 피어나고 있다. 그것이 자라나서 나무가 되고 마침내 그 위에서 과실(果實)이 열리고 있다. 이러한 표현자체가 문학적인 것처럼 심인자의 작품은 문학적 서정성을 특징으로 한다. 그의 작품에서 엿볼 수 있는 문학적 서정성의 근거는 이 ‘성장하는 나무’로 표현된 머리카락으로부터 찾을 수 있다. 이 작품은 로마시대의 시인 오비디우스가 『변신(變身)』에서 전하고 있는 아폴로에게 쫓긴 다프네의 신화를 조각으로 재현한 것일까? 사실 이 주제는 바로크미술의 거장인 베르니니(Gianrolenzo Bernini)에 의해 감각적이면서 우아한 형식으로 표현된 바 있다. 베르니니의 조각은 강의 신의 딸인 다프네가 장난꾸러기 에로스의 화살을 맞은 아폴로의 일방적인 구애로부터 벗어나기 위해 아버지에게 애원하여 지금 막 월계수로 변신하는 과정을 보여주고 있다는 점에서 신화적이면서 또한 문학적이다. 베르니니의 격정적인 파동과 비교하자면 그리스 신화와는 하등 관련이 없는 심인자의 작품은 조용하고 사색적인 특징을 지니고 있는 까닭에 서정성이 더욱 고조되고 있다.심인자의 조각이 문학적인 근거는 이러한 서술구조를 암시하는 소재에서도 발견할 수 있다. 이를테면, 꽃, 나무, 새, 물고기, 가족, 연인, 기차, 구름, 바다, 도시, 마을, 악보 등은 단순한 소재 너머의 많은 이야기를 함축하고 있으며 작품을 문학적이면서 동시에 회화적인 것으로 이끌어 가는 요소인 것이다. 꽃과 나무, 구름 등에 둘러싸인 여성은 모두 한결같이 꿈에 젖어 있거나 자연과 일체를 이루고 있기 때문에 현실의 척박함이나 어려움을 느낄 수 없는 낙원의 염원을 담고 있다는 점에서 비현실적이다. 그러나 인간들은 그것이 허망한 것일지언정 꿈 꿀 자유가 있다. 이러한 권리를 보장해주는 것이 환타지인 것이다. 현실과 환타지의 경계가 모호한 향수(鄕愁)를 불러일으킨다는 점에서 그의 작품은 샤갈(Marc Chagall)의 회화에서 느낄 수 있는 정서와 공유하는 부분이 많다.나른하면서 포근하고, 결코 부족하지 않으면서도 정서적 결핍을 느끼게 만드는, 그래서 인간들이 마음속에 그리는 낙원의 이미지를 쫓고 있는 듯한 그의 작품은 일상에 대한 기록이면서 또한 그것을 넘어서고 있다. 현실을 덧없음이 아니라 그것의 단편조차 소중하게 받아들이고자하는 작가의 마음을 새겨놓은 작품을 보노라면 작가의 주변을 둘러싸고 있는 세계와 대상을 모두 의미 있는 것으로 받아들이려는 넉넉함마저 느끼게 만든다. 모나지 않은 곡선들이 만들어내는 부드럽고 온화한 형태, 두드러진 정면성, 여기에 덧붙여 대리석이나 사암 등의 표면의 질감과 따뜻한 색감, 심리적으로 위압하지 않는 인간적 규모와 같은 것은 그의 작품이 ‘이야기조각’으로서 자기성격을 규정하는 부분임에 분명하다. 그러나 이러한 규정자체를 만족스러운 것으로 받아들이기에는 무언가 부족하다. 왜냐하면 자칫 그의 작품이 지닌 조형적 특질을 간과할 수도 있을 뿐만 아니라 작품해석을 상투적인 것으로 만들 수도 있기 때문이다. 사실, 서정이니 향수니 하는 용어 자체가 지닌 감각적인 특징 때문에 조각작품의 분석에 적절치 않을 수도 있을 것이다. 이러한 문제의식은 비단 작품해석에서 뿐만 아니라 작가자신이 작업에 임하면서 느끼는 것이기도 하다. 그의 작품이 거의 부조를 지향하고 있는 까닭에 체적, 양감, 볼륨보다 회화적 요소라고 할 수 있는 평면공간 위의 선이 더욱 두드러지고 따라서 정면성을 지닐 수밖에 없는데 작가는 그것을 보완해야할 것으로 파악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자기성격을 분명하게 드러내기 위한 것으로 활용하고 있다. 그 결과 다분히 장식적이지만 여성, 특히 어머니로서 작가가 살아온 시간에 의해 축적된 포용과 관용의 미덕이 단순화된 형태와 일기와도 같은 내용 속에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 실크로드의추억B_분홍대리석(포르투갈)_2012_65x22x90 천산에살으리_회색대리석(이태리)_2013_60x35x125 그런데 그의 작품이 그저 아른한 추억만 떠올리게 만드는 것이 아님을 제한된 범위 내에서나마 시도하고 있는 다양한 실험과 방법의 확산 및 종교적 도상을 떠올리게 만드는 형태를 통해 유추해볼 수 있다. 먼저 실험과 방법의 확산에 있어서 종래의 회화적 조각을 지향하면서 느낄 수 있었던 불편함, 이를테면 부조에 가까울수록 조각이 회화에 종속될 수도 있다는 생각을 떨쳐버리고 오히려 조각에 색채를 회복시켜 주려는 의도로 대리석작품에 채색을 한다던가 혹은 오브제를 결합함으로써 그 ‘생경한 조화’를 통해 작품의 내용을 심화시키고자한 태도는 그가 조각의 확장을 위해 도입한 나름대로의 해결책으로 이해할 수 있다. 그런데 흥미로운 사실은 이 ‘부조화의 대비’가 애초에 그의 작품에서 강조되었던 ‘생명에의 존중과 예찬’을 강화하고 있다는 점이다. 예컨대, 자라나는 머리카락 위에 얹어놓은 실물의 열매가 주는 부조화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그것에서 무생물질의 돌이 생명체로 살아나고 있음을 지각할 수 있으며, 기성품의 안경이나 모자가 낯설기보다 돌로 만들어진 얼굴에 생기를 부여해주고 있음을 느낀다는 것이다. 회상_갈색대리석(프랑스)_2010_80x35x120 흙으로부터_갈색대리석(프랑스)_2010_70x40x150 이것은 무엇을 의미할까? 심인자의 작품 속에 자주 나타나고 있는 자연의 이미지는 모두 생명체를 담는 일종의 그릇이지 환경이다. 자연 속에서 호흡하고 느끼고 더불어 살아간다는 것, 살아있기 때문에 자연과 생명의 아름다움을 노래할 수 있다는 것을 그는 시각적으로 압축된 형상을 통해 보여주고 있는 것이다. 그런 점에서 그의 작품에 대해 문학적 서정으로 표현된 생명예찬이라고 표현한 것이 과도한 것은 아닐 것이다. 긴장과 대립보다 화해와 공존의 아름다움을 노래하고 있는 그의 작품은 삶에 대한 긍정으로 충만해 있으며 이러한 넉넉함은 마침내 정신의 풍요가 충만한 종교적 세계로 나아가도록 인도한다. 가령, 그의 작품에 자주 나타나는 모정은 인간적인 면모를 지닌 것이기도 하지만 성모 마리아를 떠올리게 만들기도 한다. 결국 그는 삶의 건강성을 인간적 차원의 행복과 안락함을 넘어선 신적인 것에서 찾고있는지 모른다. 그가 도입한 오브제 중에서 첼로와 휠체어의 대비는 그 옆에 놓여진 감실(龕室)과 함께 종교적 명상을 불러일으키는데 이것은 그에게 오브제가 형식의 해방을 약속한다면 종교는 정신의 안식과 해방을 가져준 것임을 묵시적으로 보여주는 증거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최태만 미술평론가 심인자 SHIM, IN JA (19xx ~ )이화여자대학교 미술대학 조소과 졸업이태리 국립미술대학 Carrara Academia 졸업 개인전 17회 (현대화랑, 인사아트센터, 이태리 외) 찾아가는 미술관 (국립현대미술관)서울 Art Fair 초대출품 (선화랑)한국 여성 개발원 개원 초청전 (한국여성개발원)국회의원 동산 여류조각가 초청전 (국회의사당)BOCCA DI MAGRA 야외 조각전 (이태리)「Nanto」국제조각심포지움 초대참가 (이태리)이화여자대학교 미술대학 조소과 및 이태리 국립미술대학 Carrara Academia 졸업이화여자대학, 부산경성대학, 부산여자전문대학 강사 역임대한민국미술대전 심사위원 역임용인시예술장식품 심의위원 역임한국토지주택공사, 부산항만청 조형물 심사위원 역임 Solo Exhibition 17 times (Korea, Italy) and participating in various group exhibitions of about 100 timesInvited to the Seoul Art Fair (Sun Gallery)Invitation Exhibition for opening of the Korean Women`s Development Institute The Korean Women`s Development Institute)Garden Exhibition of Korean Female Sculptors at National Assembly building The National Assembly Hall)Invited to the "BOCCA DI MAGRA" Exhibition (Italy)Invited to the International Sculptural Symposium at Nanto (Italy)Graduated from Italian National Carrara AcademiaGraduated from Ehwa Women University winning B.A degree in Sculptural Art.Had been Lecturer at Ehwa Women University, Pusan Industrial College and Pusan Women Junior College Operating member of Korean Female Sculptural AssociationOperating member for Art Decoration of Youngin CityHad been Jury for Korea Landing & Housing Corporation and Busan Regional Oceans & Fisheries Administration Sculpture